오로빌 댐 범람 우려에 대피령
새크라멘토 북쪽에 위치한 오로빌 댐의 붕괴로 인한 범람 우려로 가주정부가 저지대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긴급대피령을 내렸다. 12일 가주정부는 오로빌 댐의 붕괴 및 범람을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총동원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댐 하류인 페더 강 인근 지역의 주민 약 20만 명에게 고지대 대피령을 내렸다. 1968년 완공된 오로빌 댐은 새크라멘토 북쪽으로 75마일 지점인 오로빌 호수에 위치해 있으며,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770피트 높이의 댐이다. 그러나 최근 북가주를 강타한 폭우로 물의 양이 대폭 늘어난데다가 지난주 물을 방류하는 과정에 중앙 배수로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면서 주 정부와 수자원 관계 당국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본지 2월 10일 A-1면 보도> 국립기상대(NWS)는 12일 밤 오로빌 댐에 있는 보조 배수로까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댐이 막고 있던 오로빌 호수의 물이 ‘통제불가능하게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주정부 수자원국은 12일 오후 4시경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유바 카운티, 버트 카운티를 비롯해 유바 시티, 라이브 오크, 니콜라우스 등 오로빌 댐 하류인 페더 강을 따라 들어서 있는 거주지의 주민들도 모두 대피 명령을 받았다. 유바 카운티와 버트 카운티에는 약 30만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당국자들은 최근 오로빌 댐의 중앙 배수로에서 구멍을 발견한 후 더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애를 써왔다. 이런 상황에서 댐 수위를 낮추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1968년 완공 이후 처음으로 비상 배수로까지 열어 물을 빼는 작업을 해왔지만, 댐 상류지역에 내린 집중폭우와 폭설로 인해 오로빌 호수에 유입되는 물의 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수위는 오히려 더 올라가게 됐다. 다행히 12일 밤 오로빌 뱀의 수위가 다소 내려가며 현재는 비상 배수로를 이용한 방류를 멈춘 상태고, 배수로의 구멍 크기도 더이상 커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NWS에 따르면 15일부터 다시 북가주에 비가 내릴것으로 예보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정부는 오로빌 댐의 비상 배수로가 버티지 못하게 되면 엄청난 양의 물이 페더 강에 유입되고,강이 통과하는 오로빌 시 등에는 대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정부는 그러나 댐 전체가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댐의 중앙 배수로에 구멍이 났기는 했지만 댐 자체는 안전한 상태라는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이전에도 댐 붕괴 및 대홍수 위기가 발생했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진 적은 없었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피령이 내려진 유바 카운티와 버트 카운티 주민들은 새크라멘토와 치코 등 인근도시로 대피한 상황이다. 최정현 기자